'서울콜렉터' 오픈스튜디오 프로젝트 〈그들 각자의 주택〉 2016-2017





2016년 ‘서울콜렉터’는 소설 「닮은 방들」을 각색하여 재구성한 오픈 스튜디오 프로젝트〈그들 각자의 주택〉을 시작했다.


「닮은 방들」은 1974년 소설가 박완서가 월간중앙 6월호에 발표한 단편소설이다. 소설은 1970년대 이후 한국 주거 문화의 변화를 배경으로 한다.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주택에서 아파트로 주거지를 이동하며, 대가족에서 핵가족 형태의 독립을 꿈꾼다. 주인공에게 주택에서 아파트로 이동한다는 것은 한 가정의 주체로서의 독립을 의미했다. 이는 주체적 삶, 즉 이전의 전통적 삶과 다른 새로운 삶의 방식에 대한 열망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삶을 살고자 했던 주인공은 아파트라는 모두 닮은 공간 안에서 '모두 같은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 소설은 같은 기호와 등식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적 삶의 방식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더 나아가, “현대적 삶 속에서 인간답게 살아가는 것이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있다.





위 사진 3장은 2013년 재개발 공사 중인 돈의문 1구역(구. 종로구 교남동)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 2013. (Seoul Collector) all rights reserved.



위 소설의 내용을 각색하여 재구성한 〈그들 각자의 주택〉은 우리 주변의 익숙한 사물과 공간을 다시 낯설게 인식하고자 하는 작업이다. 즉 「닮은 방들」과는 반대로, 우리가 속한 '닮은 방들' 속에서 다시금 각자의 삶의 방향을 찾아 나가자는 취지 하에 기획되었다. 〈그들 각자의 주택〉은 소설 「닮은 방들」이 던진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서 '모두 같은 삶에 대한 의심과 저항'을 다루고자 했다.
〈그들 각자의 주택〉은 ‘서울콜렉터’가 개인적으로 사용하던 주택형 스튜디오의 일부를 개방한 공간으로,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 5길 54-24(연희동 219-6번지)에 위치했다.



2013년도 재개발 공사 중인 돈의문 1구역(구. 종로구 교남동)의 어느 여관방 문을 촬영한 사진. 이 사진은 〈그들 각자의 주택〉의 초대장 이미지로 사용하였다. 현재 돈의문 1구역에는 아파트가 들어섰다. 사진 ⓒ 2013. (Seoul Collector) all rights reserved. / 포스터 이미지 ⓒ 2017. (Seoul Collector) all rights reserved.


사진 ⓒ 2017. (Seoul Collector) all rights reserved.



〈그들 각자의 주택〉 이용 방법


(1) 온라인 링크를 통해 〈그들 각자의 주택〉을 예약한다.

(2) 약속한 일시에 〈그들 각자의 주택〉을 방문한다.

(3) 각자의 방식으로 〈그들 각자의 주택〉을 사용한다.





감사하게도 지난 일 년간, 예약제로 운영된 〈그들 각자의 주택〉에 다양한 사람들이 방문했다. 주택의 예약자들은 ‘그들 각자의 방식’으로 공간을 사용했다. 


그들은 주로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썼다. 또는 일기나 사진을 통해 지금의 '나’와 '너’를 기록했다. 한 예약자는 신년에 방문하여 일 년의 목표를 계획하기도 하였다. 때론 지친 몸을 이끌고 와 단잠을 청하거나, 친구들과 함께 요리를 해 먹는 이도 있었다. 그들은 우리가 프로젝트를 기획하던 당시에는 예상할 수 없었던 방법으로 공간을 사용하였다. 


그런 그들이 있었기에 〈그들 각자의 주택〉은 ‘특별하게’ 혹은 ‘평범하게’ 서로에게 닮은 듯 닮지 않은 방법으로 잠시 존재할 수 있었다. 




사진 ⓒ 2017. (Seoul Collector) all rights reserved.

드로잉 ⓒ 2017. (jychoioioi) all rights reserved.

사진 ⓒ 2017. (Seoul Collector) all rights reserved.









위의 8장의 사진 ⓒ 2017. (선녀) all rights reserved.




















위의 9장의 사진 이차령 ⓒ 2017. (Seoul Collector)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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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콜렉터는 본 프로젝트를 통해 창작적 삶의 태도, 그리고 창작자들이 서울에서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다. 〈그들 각자의 주택〉은 2017년 서울디자인스팟으로 선정되며 해당 프로젝트를 종료했다.


지난 2016년 11월 12일부터 2017년 11월 26일까지

연희동〈그들 각자의 주택〉에서 서울콜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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