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나름의 방식으로 그들 각자의 주택", 2017


사진 ⓒ 2017. (marie claire) all rights reserved.



[marie claire] 나름의 방식으로 '그들 각자의 주택'

풀이 무성하게 자란 공터를 마당으로 삼은 연희동의 한 주택에는 ‘서울 콜렉터’의 쇼룸이자 대여 공간인 ‘그들 각자의 주택’이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근대에 생산된 생활용품을 수집하던 두 친구는 자신들을 ‘서울 콜렉터’라 이름 붙이고 수집품들을 본격적으로 내놓았다. “수집하고 기록하는 데 흥미를 느낄 뿐 진열장에 고이 모셔두고 애지중지하지 않아요. 생활 속에 녹아 있는 물건을 각자의 방법으로 사용하는 데 의미를 두죠.” 두 사람은 취향이 서로 다르지만, 시대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판단되는 물건 앞에서는 마음이 통한다. 그리고 그들의 공간 그들 각자의 주택에서 그 교집합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서양 문화가 유입되던 시절 만들어진 강렬한 패턴의 그릇부터 세이코사의 대리석 시계, 1990년대에 생산된 옥색 문고리까지 진열장 곳곳에서 매혹적인 동양의 빛이 묘하게 녹아든 서양의 미감을 발견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서울 콜렉터의 기존 라인과 함께 시즌마다 다른 나라의 컬렉션을 선보이는데, 이번 행선지는 네팔이다. 네팔 각지를 꼼꼼히 조사하기도, 무작정 걷기도 하면서 황동 잔과 향꽂이, 트레이 등 보물 같은 물건들을 모았다. 네팔 컬렉션에 맞춰 꾸민 새로운 룸도 대여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전에 예약하면 영화 <커피와 담배>를 감상하며 네팔산 히말라야 커피와 물담배를 즐길 수 있다.

「취향을 팝니다」, 『marie claire2017년 11월.
에디터. 이아름